차가운 공기가 맑아지는 순간, 겨울 감성이 살아나는 국내 여행지 5선
서늘한 바람이 볼을 스치고 첫눈이 내리면 도시의 불빛조차 한층 투명해집니다. 찬 기운 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설경과 온기가 있는 곳들을 찾아가면, 얼어붙은 몸은 물론 마음까지 따뜻해지지요. 이번 글에서는 “눈·불빛·온천”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겨울이 가장 아름다운 국내 여행지 다섯 곳을 엄선했습니다. 두툼한 패딩과 손난로 하나면 충분히 떠날 수 있는 겨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① 강원 평창 대관령 양떼목장 – 순백의 언덕과 바람개비 풍경
눈이 내린 뒤 대관령 언덕은 모든 색이 사라진 캔버스가 됩니다. 설원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하얀 양 떼와 바람개비가 은빛 파노라마를 완성하고, 목장 전망대 데크에서 내려다보는 평창 능선은 마치 북유럽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눈썰매 체험 후 마시는 따끈한 목장 우유 한 잔은 산골 추위를 녹이는 최고의 간식입니다.
② 강원 태백산 눈꽃축제 – 상고대 터널 속 겨울왕국 트레킹
1월 말 태백산국립공원에는 나무마다 새하얀 눈꽃이 피어납니다. 천제단까지 이어지는 3.5km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해 초심자도 오르기 좋습니다. 해 뜨기 전 출발하면 붉은 여명과 상고대가 만나 분홍빛 설국을 선물합니다. 하산 후 황지연못 앞에서 맛보는 태백 곰취막국수는 차가운 몸에 따뜻한 위로가 되죠.
③ 서울 청계천·덕수궁 돌담길 – 도심 속 겨울빛 산책
겨울이면 청계천은 오색 조명과 눈꽃 모양 장식이 어우러져 ‘라이트업 페스티벌’이 펼쳐집니다. 얼지 않은 물 위로 비친 불빛과 반짝이는 눈발이 만나 로맨틱한 겨울 야경을 완성하죠. 덕수궁 돌담길까지 이어지는 15분 산책로는 푸른 전나무 조명과 고궁 담장이 어우러져 차분한 서울의 겨울밤을 선사합니다.
④ 충북 수안보 온천 – 겨울 냉기를 녹이는 41℃ 유황수
지하 250m에서 분당 3천 리터씩 솟아나는 수안보 온천수는 알칼리성에 유황이 풍부합니다. 영하의 바깥 기온에도 노천탕에 몸을 담그면 미세한 김이 얼굴을 감싸며 시린 공기와 따뜻한 물이 만드는 극강 힐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온천 거리 족욕길에서 무료 족욕을 즐긴 뒤, 후탄천 야경 산책으로 여행을 마무리해 보세요.
⑤ 전북 무주 덕유산 리조트 – 설질 좋은 스키와 운해 곤도라
덕유산 곤도라를 타고 향적봉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 구름바다와 순백의 능선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스키장 슬로프는 초·중급자 코스가 다채로워 입문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해가 지면 리조트 단지 곳곳에 불꽃과 조명이 켜져 야간 스키와 함께 화려한 야경 포토존을 완성합니다.
겨울 여행 꿀팁 4가지
- 새벽 이동 – 눈꽃·일출·한산한 스키 슬로프를 누리려면 새벽 5~6시 도착이 가장 좋습니다.
- 체온 3단계 유지 – 안감 기모 이너 → 양모 스웨터 → 방풍 패딩 3겹을 기본으로, 목·귀 보온에 신경 쓰세요.
- 휴대용 보온병 – 따뜻한 유자차·생강차를 담아 가면 야외 촬영 중에도 체온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 스노우 체인·대중교통 확인 – 폭설 예보 시 차량 체인, 산악 지역은 셔틀·철도 운행 여부를 미리 체크해야 안전합니다.
차가운 공기, 따뜻한 기억
눈꽃이 나무 위에 소복이 내리고, 얼어붙은 강 위로 불빛이 흔들릴 때 우리는 겨울을 사랑할 이유를 발견합니다. 새하얀 설원과 뜨끈한 온천, 청량한 도심 빛까지—겨울만의 선물은 우리 마음까지 맑게 만들어 주죠. 이번 시즌, 하얀 풍경과 따뜻한 온기를 동시에 품은 여행지로 떠나 보세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코끝에는 아직도 설경의 차가움과 온천의 따스함이 공존하는, 잊지 못할 겨울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